함정규 씨의 아내와 아이들. 아내는 2011년 출산 이후 일을 그만뒀다. 지난해 6월 10년 만에 자기 일을 되찾았다. ⓒ함정규 씨
육아휴직을 어떻게 하게 됐을까. “2년 전부터 아내가 자기도 일하러 나가고 싶다고 답답해했어요. 공백이 너무 길어지다 보니까 싸울 때마다 얘길 했어요. 그때는 별로 신경 안 썼는데 지난해 초에 심각하게 이야기하더라고요.”
함 씨의 아내는 2011년 출산 이후 일을 그만뒀다. 지난해 6월, 10년 만에 일하러 나갔다. 함 씨는 “아내도 10년 동안 육아에 최선을 다했으니 남은 기간은 제가 있으려고요. 저도 아내가 꿈을 펼칠 수 있게 지원해줘야죠”라고 말했다.
10년 만에 자기 일을 되찾은 아내 반응에, “너무 좋아해요. 커피 한 잔 하는 것도 좋아하고, 남이 차려준 점심을 먹는 게 너무 좋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제가 저녁은 다 하니까 식사 고민 안 해도 되고요, 잠시라도 애들 고민 안 하니 그것도 좋은 것 같더라고요. 육아는 성과를 확인할 수 없고 티가 안 나잖아요. 일은 성과가 나오고 또 성과만큼 칭찬도 받고 하니까요, 또 돈 벌어 자기가 쓸 수 있다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제 용돈도 주고요(웃음).”
다둥이 가정의 가장으로서 육아휴직을 결정이 쉽지 않았을 텐데, 함 씨는 “아내가 행복해야 애들도 행복하거든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제가 애들한테 잘해도 아내가 화나 있으면 그게 고스란히 아이들에게로 가거든요. 아내가 출근한 다음에 아이들에게 화내는 횟수나 정도도 줄었어요.”
현실적으로 많은 가정에서 육아휴직 급여가 적어서 어려움을 겪는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남녀 임금 격차가 크기 때문. 가정 내 수입이 적어지는 것을 감수하고 육아휴직을 결정했다는 함 씨.
“제가 더 많이 번다고 아내에게 집에 있으라고 할 수 없죠. 금전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감수하는 거죠. 아내가 자리 잡을 때까지 당분간 까먹고 살자 생각하기로 했어요. 아내가 자리 잡고 제 육아휴직 기간이 끝나면 아이들도 좀 커서 알아서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처음부터 함 씨는 육아 참여도가 높았을까. 2012년, 첫째 아이 돌을 앞두고 발리로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아내가 한 시간 마사지를 받는 동안 함 씨는 아이와 둘이 있었는데 울고불고 난리가 나서 아이와 아빠의 사이가 이래서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한 일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육아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이가 둘에서 셋이 되면서 그 역할은 더 커졌다.
함 씨는 아이들과 몸으로 놀아주는 일에 자신이 있다. 사진만 봐도 웃음유발, ‘찐 아빠’다. 세 자녀가 함 씨 얼굴에 낙서하기도 하고, 스티커를 붙이기도 한다. “체력이 좋다 보니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 게 아이를 던져주는 거였어요. 어리니까 쉬웠는데 지금은 막내가 27㎏이니까 너무 힘들어요. 걔만 하는 게 아니고 첫째는 5학년인데 자기도 해달라고하고 어떨 땐 등에 셋이 타고 있어요. 셋을 합치면 85㎏입니다. 제가 70㎏인데요.
그런데 애들은 ‘아빠는 할 수 있다’고 해요. 제가 100인의 아빠단 처음 할 때 최우수상을 받았었어요. 애들이 아빠는 최우수 아빠니까 할 수 있다고 하니까(웃음), 안 할 수도 없어요. 애들이랑 놀아주다가 힘들어서 침대에서 잠들기도 해요.”
◇ “아빠 육아휴직이 힘든 건… 공유할 사람이 없다는 거예요”
